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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발표된 미용사(일반) 자격시험에서 경기도 용인시에 살고 있는 71세 서태석 할머니가 최고령으로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 화제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송영중)에 따르면 미용사(일반) 자격의 평균 합격 연령은 29세로 다양한 연령층에서 응시하지만 해당 분야의 특성상 70세 이상의 합격자는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작년 12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무기력하게 지내던 할머니는 삶의 의욕도 저하되고 경제적인 어려움도 점점 커지고 있었다.

그 무렵인 올해 4월, 딸의 권유로 미용기술을 배우기로 마음먹고 그길로 학원에 등록했다.

1960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 당시 체신부 산하 전화국에서 2년간 근무한 사회경험이 전부인 할머니에게는 의지와는 달리 자격증 취득의 길이 쉽지는 않았다.

서 할머니는 오랜만에 시작하는 공부에 눈이 침침하여 수험서가 보이지 않았지만 젊은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 했다.

그렇게 공부한 결과 필기공부를 시작한지 1개월만의 첫 시험에서 합격했다.

하지만 실기 시험은 평생 살림만 해온 서 할머니에게는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특히 할머니의 손마디는 오랜 살림으로 굵어져 머리카락을 쉽게 잡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또한 순발력도 젊은 사람에 비해 떨어져 퍼머롤 59개를 35분 안에 완성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어진 실기시험에서 낙방한 할머니는 더욱 열심히 훈련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학원에서 제공하는 훈련 시간을 포함하여 더 많은 훈련을 위해 오전 10시 학원에 도착하여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면서 오후 5시까지 훈련에 몰두 했다.

그렇게 열심히 훈련을 했지만 실력은 쉽게 늘지 않았고 연이어 3번의 실기 시험에 불합격했다. 이때부터 주위에서는 그만하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 나이에 포기한다는 것은 모든 걸 포기하는 것 같아 더욱 악착같이 훈련에 임했다.

최종 합격한 실기시험에서는 속눈썹을 붙이는 손이 떨리고 퍼머를 할 때는 무릎을 꿇고 시험을 치룰 정도로 체력이 바닥 났었다.

고된 훈련을 시작한지 8개월 만인 지난 6일 합격자 명단에서 본인의 이름을 확인한 서 할머니는 “평소 훈련한 대로 침착하게 시험에 임했을 뿐인데 이렇게 빨리 자격증을 취득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겸손해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신 서 할머니는 교회 봉사활동에 참여 하면서 어려운 분들은 머리 손질 한번 하기 힘든 상황을 보고 이런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하는 생각에 자격증 취득에 도전 했다고 한다.

지금은 교회 봉사 활동뿐만 아니라 상시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게 작은 미용실을 개원해서 어려운 분들에게는 무료로 머리를 손질해 주기도 하고 외로운 어르신 분들에게는 마을 사랑방이 될 수 있는 가게를 운영하고 싶은 꿈을 다시 꾸고 있다.

서 할머니는 “나이 들어서 무슨 자격증이냐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지난 8개월 동안의 공부와 훈련 시간은 나에게는 새로운 삶의 즐거움이었으며, 지금도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삶에 대한 희망을 주었다”며 “배움에는 늦음이란 게 없다는 말을 나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이 확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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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12-11 18: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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